2025년 베트남은 정치·경제적으로 복합적인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고 지도부 개편을 통한 권력 재편,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주요 수출 산업의 부진, 그리고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며 국가 경쟁력과 정치적 안정성 모두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베트남이 직면한 현실과 향후 과제를 분석합니다.
지도부 개편: 고위급 교체와 정치 리더십 변화
2025년 초, 베트남 공산당은 예상보다 빠르게 최고위 지도부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진하면서, 당 정치국과 내각에 큰 폭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특히 응우옌 반 트엉 국가주석이 실권을 강화하며 당내 균형 구도가 변화하였고, 개혁파와 보수파 간 이념 충돌이 재점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내 개편은 반부패 정책 강화와 연결되며 고위 공직자 숙청도 동반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정치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부는 "정치적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과정에서 중간급 관료의 사의가 이어졌고, 지방 정부와 중앙 간의 정책 추진력에도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무원 조직의 불안정은 투자 집행 지연, 예산 활용 비효율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경제에도 부담을 주는 상황입니다.
베트남 정치 체계는 단일 정당 체제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권력 구도 재편과 내부 균열 가능성은 향후 경제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수출 부진: 섬유·전기전자 산업의 하락세
베트남 경제 성장의 핵심 축이었던 수출 부문이 2025년 들어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5.8%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섬유·의류 산업과 전기전자 부문의 감소폭이 가장 컸습니다.
주요 원인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유럽·미국 등 주요 시장의 소비 위축입니다. 베트남산 섬유 제품은 한국, 일본, EU 등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전기전자 산업도 중국과 대만 기업의 기술 우위에 밀리는 상황입니다.
제조업체의 생산 원가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임금 인상, 전력요금 증가, 물류비용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외 바이어들의 발주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호찌민시와 하노이 인근 산업단지의 가동률이 70% 이하로 떨어진 사례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긴급 수출지원책을 가동하고 있으며, 세금 감면과 물류 인프라 확충, 내수 전환 전략까지 발표했지만 단기 회복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베트남의 중간재 생산 비중이 낮다는 점이 구조적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감소: 경쟁력 재점검 필요
2025년 상반기 기준, 베트남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2% 감소했습니다. 특히 신규 제조시설 투자보다는 기존 설비 보수와 소규모 확장에 그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 복합 요인에 기인합니다.
첫째, 글로벌 투자자들은 베트남 내 정치 리스크를 과거보다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도부 개편과 공무원 인사 불안정, 인허가 지연 문제는 투자 결정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둘째, 베트남의 인건비 상승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생산거점으로서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방글라데시·캄보디아와 같은 저임금 국가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 집약 산업에서는 이러한 비용 상승이 투자지 재검토의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셋째, 베트남 정부가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공장 입주 조건이 까다로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긍정적 신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진입 장벽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FDI 유입 구조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의류·전자 등 제조업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정보기술,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 중입니다. 베트남 정부도 디지털 전환과 ESG 인프라 확충을 통해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2025년 베트남은 정치적 리더십 전환, 수출산업 부진, FDI 유입 감소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들 이슈는 개별적으로도 중대한 현안이지만, 서로 얽혀 국가 전반의 시스템 안정성과 글로벌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향후 베트남이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되며, 지금이야말로 중장기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