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현재,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국가 정체성과 통합을 둘러싼 중대한 정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보스니아 내 민족 분열은 더욱 심화되었고, 세르브계 중심의 스릅스카 공화국은 노골적인 분리주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중앙정부는 기능 정지에 가까운 마비 상태에 빠졌고, 의회는 수 개월째 입법 활동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유럽연합은 이러한 사태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보스니아 정부에 개혁과 통합을 요구하고 있지만, 내부 정치 세력 간 충돌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7월 기준, 보스니아가 직면한 정치 위기의 본질과 각 요소별 상황을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분리주의 강화와 스릅스카 공화국의 독립 시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보슈냐크(무슬림), 크로아트(가톨릭), 세르브(정교) 세 민족의 연합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세르브계가 주도하는 스릅스카 공화국은 2025년 들어 독립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1995년 데이턴 평화협정 이후 가장 심각한 국가 분열 위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릅스카 공화국 정부는 6월 중순 “자체 헌법 개정안”을 의회에 상정했고, 국방, 사법, 조세권한을 연방정부에서 회수해 ‘자치정부’를 사실상 ‘독립정부’ 수준으로 격상시키려는 시도를 감행했습니다. 이에 대해 보슈냐크와 크로아트 측은 “헌법 파괴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연방 차원의 긴급 대응을 요청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민족 간 갈등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세르브계와 보슈냐크계 시민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고, 바냐루카와 사라예보 사이의 정치적 신뢰는 완전히 붕괴된 상황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스릅스카 공화국에 대한 경제 제재 가능성을 경고하며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스릅스카 측은 “민족 자결권 행사”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보스니아 내의 '평화 유지'는 이름뿐인 상태로, 연방의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분리주의는 더 이상 주변 문제나 상징적 정치 수사가 아니라, 국가 전체를 뿌리째 흔드는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의회 마비와 중앙정부 기능 정지
보스니아 연방정부는 세 민족 대표가 공동 통치를 수행하는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이 정치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스릅스카 공화국 측 의원들은 중앙의회와 주요 상임위원회 참여를 전면 거부하고 있으며, 보슈냐크-크로아트 연합도 의견차로 협상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5년 들어 보건 예산, 공공부문 임금, 유럽연합 개혁 이행안 등 핵심 법안 10여 건이 의회 표결조차 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법안은 6개월 이상 계류 중입니다. 이로 인해 공공서비스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연금지급 지연, 공립학교 폐쇄, 지역 의료기관 운영중단 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7월 초, 연방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임시 내각도 구성이 지연되며 정부 기능은 사실상 정지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대통령 평의회마저 각 민족 대표 간 회의를 거부하며 공식 일정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행정부뿐 아니라 입법·사법까지 모든 권력 기관이 상호 불신에 빠진 가운데, 보스니아는 국가 단위 정책을 추진할 수 없는 무정부 상태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보스니아의 연합정치 구조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분석하며, 완전한 헌법 개편 없이는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헌법 개정은 모든 민족의 동의를 필요로 하기에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정치 마비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유럽연합의 압력과 국제사회의 개입 움직임
보스니아는 유럽연합 가입을 희망하는 후보국 중 하나로, 2022년부터 본격적인 협상 절차를 밟아왔습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정치 마비와 민족 간 갈등으로 인해 유럽연합은 보스니아의 가입 절차를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EU는 이미 보스니아에 대해 ▲사법개혁 ▲행정 투명성 ▲공공예산 집행 구조 개선 ▲분열 정치 종식 등의 조건을 제시해 왔으나, 실질적 이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릅스카 공화국의 분리 행보와 의회 마비 사태는 “유럽적 기준과 정면 충돌”하는 사례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7월 중순, 보스니아 지원 예산 6억 유로 중 2억 유로를 보류하며,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삭감을 단행할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보스니아에 대한 개발 금융 조건을 정치 안정성과 연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미국과 NATO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만일 스릅스카 공화국이 독립 선언을 공식화할 경우, 평화유지군 재파견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는 보스니아의 정치 위기가 이제 단지 국내 문제가 아닌, 유럽 전역의 안보와 직결되는 외교적 사안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5년 보스니아는 국가 분열 위기, 정치적 기능 정지, 외교적 압력이라는 복합적 위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민족 간 불신은 정치 마비를 낳았고, 분리주의는 더 이상 상징이 아닌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사회마저 실망과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보스니아는 단순한 개혁이 아닌, 체제 전환 수준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복잡하고 위태로운 정세는 발칸 전체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기에 국제사회 또한 적극적인 중재와 개입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