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현재, 태국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첫째, 총선을 치른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연립정부 내부의 분열과 정국 불안으로 조기 총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둘째, 주요 성장 동력이던 관광 산업이 팬데믹 이후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며 전체 경제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습니다. 셋째,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대마초 합법화 정책이 사회적 혼란과 건강 문제 논란을 빚으며 사실상 정책 후퇴 단계로 들어섰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5년 태국을 흔들고 있는 이 세 가지 주요 이슈를 심층 분석합니다.
조기 총선 가능성 확대: 연립정부의 균열과 정국 불안
2023년 총선 이후 출범한 프아타이당 주도의 연립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다양한 이념과 정체성을 가진 정당들로 구성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이 연합은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조기 총선설이 정가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주요 갈등 사안은 경제 정책 우선순위, 대마초 규제 방향, 고위 공직 인사 문제 등이 있으며, 내부 회의와 언론을 통한 공개 비판이 잦아지면서 국민들의 정치 신뢰도 또한 급감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립정부의 핵심 정당 중 일부는 총리의 경제정책에 불만을 표명하고 있으며, 특히 농민 지원금 삭감과 교육 예산 조정안이 심각한 의견 충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은 독자 노선을 고려하고 있으며, 제1야당인 무브포워당은 “국민의 선택이 왜곡됐다”며 국민 지지를 등에 업고 거리 집회를 확대하는 중입니다.
정국의 혼란은 정책 집행력의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산안 통과가 지연되며 인프라 프로젝트가 줄줄이 보류되었고, 주요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책 연속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기 총선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으며,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올 연말 또는 2026년 초 조기 총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 둔화: 관광산업 회복 한계와 내수 위축
태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관광 산업에 크게 의존해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강력한 리오프닝 정책으로 관광객 유치에 집중했으나, 2025년 현재 관광객 수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의 75%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고소득층 관광객 대신 저가 패키지 중심의 단기 관광 수요가 많아, 관광산업의 질적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항공, 숙박, 외식 등 서비스업 중심의 기업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고,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폐업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내수 소비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은 4.1%로 통제 범위 안에 있지만, 실질 임금 증가율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가계 부채는 GDP 대비 90%를 넘어섰습니다.
청년층의 고용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생의 30%가 졸업 후 6개월 이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산층 진입 통로가 차단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디지털 경제 활성화, 관광 다변화 전략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연립정부의 정책 불일치와 정치 불안정성으로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무엇보다 태국 경제가 직면한 핵심 문제는 산업구조 전환의 지연입니다. 전통 제조업과 관광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구조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 전환 흐름에 뒤처지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태국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마초 정책 후퇴: 사회 혼란과 규제 재강화 움직임
태국은 2022년 세계 최초로 대마초를 부분 합법화한 아시아 국가로, 당시에는 의료 및 산업용 활용을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하며 ‘대마 산업 중심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대마초 사용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며 정부는 정책 방향을 전면 수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규제가 모호했던 점에 있습니다. 의료 목적 외에도 일반 식당, 카페, 관광 상점 등에서 대마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며 청소년 대상 오남용 사례가 증가했습니다. 병원 보고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대마 관련 정신질환 신고 건수는 300% 이상 증가했고, 사회 일각에서는 이를 "태국판 오피오이드 위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5년 상반기, 정부는 대마초를 ‘통제 물질’로 재분류하고, 의료용으로만 제한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방콕과 치앙마이에서는 대마 판매업소의 폐쇄 조치가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창업자들은 생계의 타격을 호소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는 “국민 건강과 국제 이미지 보호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정책 후퇴는 태국 대마 산업에 투자한 국내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유입된 벤처 자금의 회수가 지연되며 업계 전반의 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있고, 일부 기업은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계획까지 검토 중입니다. 이번 사례는 빠른 정책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2025년 태국은 조기 총선 가능성, 경기 둔화, 대마초 정책 후퇴라는 3대 위기 속에서 정국과 경제, 사회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들 이슈는 상호 연관되어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으며, 단순한 사안이 아닌 구조적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합니다. 향후 태국 정부가 정치적 리더십과 정책 일관성을 회복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국내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